그들의 눈동자는 붉은 색이다. 마치 인간의 몸에 흐르는 피와도 같은 색을 띄고 있으며, 인간들을 꾀어 영혼을 취한다. 그렇게 그들에게 사로잡힌 영혼은 어느 곳도 가지 못하고 평생을 괴로움 속에 몸부림치게 된다. 그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눈동자를 잘 보아라 붉은 색 그것이 악마의 상징이다. 언제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철썩 같이 믿으며 자라온다. 그렇기에 나는 버려졌다. 악마의 상징이라 불리는 이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이 수도원에 버려졌다. 내가 버려진 날은 날씨가 흐린 밤이었다고 신부님이 말씀해주셨다. 그날 마을에서 늦게 돌아오신 신부님이 아니셨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을 지도 모른다. 부모에게 버려져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 신부님의 권유에 따라 신..
저녁노을이 지며 땅거미가 길게 드리워지는 시간이 찾아왔다. 기지개를 켜보니 주위의 동료들은 하나 둘 퇴근 준비를 시작한다. 고개를 돌려 책상 위에 놓여 진 시계를 보니 어느새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시간인데도 아직 해가지지 않다니 봄이 찾아오고 있다는 느낌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온다. 시침이 숫자 6에 멈추자 퇴근하자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서둘러 정리를 마치고 몰려 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껴 사무실 불을 끄고 문을 닫는다. 복도를 걷고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옆 부서의 동기가 서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자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오늘 한 잔 하러 가지 않을래? 다른 친구들도 같이 가기로 했어.”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며 눈을 빛내는 동기를 보니 고민이 된다. 확실히 회사 동기들과 같이 마신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