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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에리] 탄생석의 의미

Aeon16 2016. 10. 20. 23:49

생일. 자신이 태어난 날을 말한다. 1월부터 12월에서 1일부터 30일까지 다양한 날이 존재하며 각자의 생일이 존재하며 그날 하루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 기분 또한 맛 볼 수 있다. 1021일 집안에 걸려 있는 달력에는 붉은색 동그라미가 매우 큼지막하게 그려져 20일과 22일을 가리고 있었다. 에리는 한사코 말렸지만 같이 사는 동거인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버렸다. 설거지를 마치고 수도꼭지를 잠갔다. 방안을 가득 메우던 물소리가 접시를 닦는 소리로 바뀐다. 주변의 물기까지 완벽하게 제거한 후에야 에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슬슬 준비해 볼까.”

 

주황색 앞치마를 벗어 걸어 놓은 뒤 방안으로 들어갔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약속 시간이 다되어 갔다. 여유가 있을 거 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빠듯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문자가 왔다. 발신인은 오랜 친구인 노조미다.

 

늦지 말레이. 오늘은 아주 중요헌 날이니께

 

정말 타이밍 하나는 놀라울 정도다. 예전부터 이렇게 감이 좋은 친구다. 노조미의 문자를 읽은 에리는 조금 더 빨리 준비를 마치기로 했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평소보다 살짝 화려하게 입었지만 오늘 하루는 이렇게 입어도 된다고 생각을 했다. 향수를 몸에 두르고 장신구를 고른다.

 

오늘은 네가 좋겠어.”

 

작년에 선물로 받은 귀걸이를 골랐다. 작은 여우가 몸을 말고 있는 모양을 한 귀걸이는 에리는 매우 좋아했고 특별한 날에만 이 귀걸이를 걸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에리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어느새 이렇게 쌀쌀해지는 날씨가 됐다. 엊그제가 봄 같았는데 거리의 나무들은 해묵은 옷을 벗고 새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 더 두껍게 입을까 생각을 했지만 그러면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아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본다. 버스가 바로 온다면 늦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에리의 눈앞에는 버스가 지나가고 에리는 전력을 다해 정류장을 향해 뛰었다.

 

하아, 하아, 다행이야 탈 수 있어서.”

 

빠르게 뛴 결과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벌서부터 지쳐버렸다. 에리는 자리에 앉아 숨을 골랐고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추위로 떨고 있었는데 어느새 더위로 땀을 닦고 있었다. 한 숨을 쉰 여유를 부리지 말 걸이라고 후회를 했지만 다행이 버스도 탔고 약속 시간에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해가 짧아져 어느새 푸른 하늘은 황혼의 빛을 띄고 땅거미가 바닥에 내려앉고 있었다. 시내에 가까워 질수 록 건물에는 불빛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하고 가로등은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주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내를 향해 가는 버스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시내까지 쭉 일어서서 갈뻔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에리는 어서 시내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다시 문자가 왔다. 이번에는 니코에게서다.

 

어디야?”

 

니코 특유의 까칠함이 느껴지기에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니코에게 거의 다 왔어.’ 라고 문자를 보내자마자 버스 안에서는 에리가 내려야할 정류장의 이름이 방송으로 나오고 있었고 버스 안에 가득 차있던 사람들도 내릴 준비를 하는지 여기저기서 움직임이 보였다. 버스가 정류장에서 멈추자 썰물처럼 빠르게 빠져나갔고 에리는 그 인파에 휩쓸려 정신 없이 버스에서 내리고 말았다.

 

사람들이 많네.”

목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시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약속장소는 시내 중앙에 있어서 시내 안쪽으로 걸어갈 때 마다.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특히 커플들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다들 데이트 중 인걸까, 에리는 내심 데이트 하는 커플들을 부러워했다. 단 둘이 있는 시간이 최근에는 부족했으니, 저렇게 데이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어쩔 수 없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바쁘기도 했고...하아, 데이트라 좋겠네. 그렇게 깊은 한 숨을 쉬며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에리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은 곳이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도 느껴지는 밝은 빛에 고개를 돌려 보니 그곳에는 새하얀 웨딩 드레스가 장식되어 있었다. 아래에서부터 비추어지는 빛에 더욱더 화려한 순백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빛에 홀리듯 에리는 자리에서서 가만히 유리창 너머의 웨딩드레스를 빤히 바라봤고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났다.

 

집에서 같이 티비를 보고 있을 때, 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와 비슷한 웨딩드레스, 반지, 소박한 교회, 주변사람들의 축하와, 부부가 된 이들의 입맞춤, 다큐에 가까운 프로그램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둘은 한참이나 집중해서 티비를 보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져서 서로 할 일을 하고 각자의 일을 해버렸다. 사실 그때, 일 같은 거 없었지만 바쁜 척 해버렸지 왠지 모르게 엄청 의식해버리고 긴장해서 그날 잠도 제대로 못자고 말이야.그때의 일을 생각하자 다시 헛웃음이 나오는 에리였다. 정말이지 어린애도 아니고 그렇게 의식해 버리다니,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지만, 눈앞의 웨딩드레스를 보자 왠지 모르게 그때와 같이 다시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니지, 아니야 지금 이걸 볼 시간이...아앗, 지각하겠어!!”

웨딩드레스에서 눈을 때고 핸드폰을 보자, 시간이 정말 위험해져버렸다. 얼마만큼 정신이 팔려 있었던 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늦지 않으려면 다시 달릴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오늘은 이렇게 정신이 없는 걸까, 생각을 해봤지만 역시 자신의 잘못이라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말 정신없이 달려 늦지 않았다. 약속한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문 앞에서는 노조미와 니코가 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니코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노조미는 어서오라고 하며 에리를 반겼다.

 

, , 에릿치 가방은 이리 달래이.”

?”

잔말 말고 얼른, 노조미 에리한테 얼른 안대 씌워.”
,잠깐 안대는 왜!!”
가만히 있으래이 에릿치. 안대 씌위기 힘들데이.”

 

결국 니코까지 합세해서 에리에게 안대를 씌울 수 있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에리의 눈앞을 가렸다. 느껴지는 것으니 노조미와 니코의 손의 체온 뿐이다.

 

...니코, ,노조미 거기 있는거 맞지.”

몇 번이나 물어봐. 여기 있어.”

에릿치는 여전하구마.”
그러니깐 안대 씌우지 말자니깐 정말로...”

, 무서워... 언제 도착해.”

거의 다왔어..., 도착했다. 자 가자 그래, 천천히.”

정말 니콧치는 불평하면서도 잘 챙겨 주는구마 참으로 니코마마 답데이.”

누가 니코마마야!!”
,얼른 가자 엄마.”

확 버리고 간다!!”

 

우여곡절 끝에 약속장소에 도착 한 것 같았다. 여전히 에리의 안대는 풀러지지 않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바닥의 감촉이 변했다. 신발을 벗으라는 니코의 말에 신발을 벗고 발을 내딛는다. 그러자 눈을 누르고 있던 압박감이 사라지고 눈을 뜬다. 그러나 여전히 방안은 어두웠다. 아직까지도 안대가 풀리지 않는 걸까 싶어 눈을 몇 번이나 만져봤지만 안대의 느낌은 나지 않았다. 무언가가 잘못된 건가 싶어 덜컥 겁이 나고 서서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 !!”

 

갑자기 들려온 정체모를 소리가 에리의 두려움을 더욱더 크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다리가 돌처럼 굳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점점 더 크게 들려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 에리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고 비명이 목 끝까지 올라왔을 때 갑자기 불이 켜지고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종이장식과 반짝이들이 에리의 머리위에 떨어졌다.

 

?”

예에, 생일 축하해 에리쨩.” “축하한데이 에릿치.” “축하합니다.” “축하한다냐.”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겹쳐 축하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앞을 보니 우미, 코토리, , 하나요, 마키, 니코, 노조미가 서있었고 위에는 생일 축하 플랜 카드가 걸려 있었다. 모두들 미소를 지으며 충분히 놀라게 해 준 것 같다는 만족감 또한 보였다. 에리는 무어라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근데, 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 가장 축하를 크게 해주는 사람. 항상 기운이 넘치는 그녀가 자리에 없다.
어라? 호노카는?”

 

그 말에 우미는 고개를 돌리고 하나요는 얼굴을 붉히고 마키는 한 숨을 쉬었으며 나머지 멤버들은 미소를 지으며 한 곳을 가리켰다. 모두의 손가락이 향한 곳의 에리의 발치 아래 그곳에는 화려한 리본으로 묶여 있는 자신의 동거인이자 연인인 호노카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호노카!!!!”

 

놀란 에리는 황급히 호노카에게 묶여 있는 리본을 거침 없이 풀어 나갔다. 그것을 본 노조미와 니코는 정말 뜨겁구마, 그러게 열정적이야. 라고 한 마디 했으나, 에리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 괴 소리의 정체가 리본에 묶인 호노카였다니 정말 놀랐다. 리본을 전부 풀어주자 호노카가 멋쩍은 듯 말했다.

 

,생일 축하해 에리쨩. 헤헤.”

 

그 말에 에리는 긴장이 확 풀리고 말았다. 기껏 풀려났더니 하는 말이 생일 축하한다는 말이라니 모두에게 장난이 너무 심하다고 화를 내려했지만 먼저 이 일을 제안한 것은 호노카이기에 크게 혼을 낼 수도 없었다. 결국 에리는 이 분노를 풀곳을 찾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다가 화를 풀 것을 찾아내고 말았다. 생일상이 차려진 테이블 앞으로간 에리는 바로 앞에 있는 맥주캔 하나를 들어 그대로 원샷을 했다. 차갑게 식은 액체가 목을 타고 흐른다. 탄산이 위에서부터 퍼져 쌓여 있는 화와 같이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

 

후우...”

 

에리의 행동에 모두들 놀란 듯 멍하니 에리를 바라봤다. 맥주캔을 입에서 땐 에리의 손이 내려 오고 콰직, 소리와 함께 캔이 찌그러졌다. 히익,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세가 역전 되어버리고 말았다. 무거운 공기가 흐르려 할 때 에리가 모두를 보며 말했다.

 

뭐해, 어서 마시자. 안 그러면 내가 전부 마셔 버릴 거야.”
,그래 어서 마시자.”
맞아, 어서 어서 시작하자.”

에리를 위하여!!!”

각자 마실 술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건배를 했다. 넓디넓은 게스트 하우스에 쩌렁쩌렁 울려퍼질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 번 시작한 생일 파티는 멈추지 않고 계속 해서 술을 마셨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준비했던 술이 전부 동이 나버렸다. 분명 꽤나 많은 양이었는데 전부 마셔버렸고, 모두가 바닥에 널부러져 버렸다. 살아남은 사람은 에리와, 호노카, 우미였으나 호노카와 우미도 그렇게 멀쩡해 보이지 않았고 에리도 그렇게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일단 뒷정리는 나중으로 미루고 어서 침대가 있는 방으로 모두들 옮겼다. 다들 무어라 했지만 전부 발음이 꼬여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 니코가 마리야...이번에 CF...”

라멘 더는 못 먹는다냐.”

으음, 니콧치이이 해장 고기이이.”

모두의 술주정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코토리를 우미가 방안으로 옮기고 우미도 침대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 결국 남은 사람은 호노카와 에리 뿐이었다. 조금이나마 뒷정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호노카와 에리는 일단 창문을 열기로 했다. 방안 가득 찬 알콜 냄새를 빼기 위해서라고 문을 여는 게 우선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묵직하게 내려앉은 공기가 빠지고 신선한 공기가 방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다. 일단은 환기를 먼저 시킨 뒤 뒷정리를 하기로 한 호노카와 에리는 베란다로 나왔다. 역시 이쯤 되면 춥구나 에리는 살짝 쌀쌀함을 느끼며 양팔로 어깨를 문지르고 있을 때 호노카가 어디선가 가져온 담요를 에리에게 덮어줬다.

 

고마워 호노카.”

 

담요를 덮은 에리는 호노카와 같이 베란다 밖 풍경을 바라봤다. 서서히 꺼져 가는 건물들의 불빛 도로를 달리는 차들 또한 줄어들고 있다. 한 참이나 아무 말 없이 밖의 풍경을 보고 있을 때 호노카가 말했다.

 

저기, 에리쨩 아까 화났어?”
아까?..., ...화는 났지.”

“...정말?”
근데 금방 풀렸어. 호노카와 너희들이 다 같이 나를 위해 준비해 준거잖아. 근데, 다음부터 안대는 빼줘. 정말 무서웠단 말이야. 리본으로 묶은 것도 금지야.”

헤헤, 알았어.”

 

호노카가 미소를 지으며 에리를 바라보고 에리는 호노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부드러운 호노카의 머리카락이 에리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기분 좋게 지나간다. 호노카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고 있을 때 호노카가 말했다.

 

에리쨩 오늘 에리쨩 생일을 준비하면서 여기에 올 때 호노카가 잠깐 걸음을 멈췄던 곳이 있어.”

어딘데?”

저기,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쇼윈도에 장식되어 있던 곳이야.”

 

에리가 발걸음을 멈췄던 곳이다. 호노카의 말에 에리는 왠지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호노카는 생각했어. 아 여기서 라면 에리는 왠지 멈출 것 같다. 호노카도 멈췄으니깐 헤헤. 그리고 우리가 얼마전에 본 웨딩 다큐가 생각났어. 웨딩드레스, 반지, 소박한 교회, 주변사람들의 축하와, 부부가 된 이들의 입맞춤 헤헤. 어째서인지 이런 게 머릿속을 그대로 지나갔어. 그리고...마지막에는 에리와 호노카가 그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장면이 그려졌어. 그 다큐에서 같이 드레스를 입고 반지를 나눠가지고 축하를 받고 마지막에는 입맞춤 까지. 그걸 생각하니 왠지 호노카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라구. 정말 행복하겠구나 하고 헤헤.”

“...호노카.”

에리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온다. 호노카의 목소리는 점점 맑아져간다. 방금 전까지 취해있던 사람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고 맑은 울림 에리의 귓가에서 울려 퍼진다. 호노카는 그대로 에리의 얼굴을 마주본다.

 

저기 에리쨩.”

?”

생일 축하해. 그리고...이게 호노카의 선물.”

선물은 호노카 아니였어?”
,그건 장난이고, 이게 진짜 선물이야.”

 

호노카의 손 위에 올려 져 에리의 앞에 내밀어진 작은 상자, 그것을 받아 든 에리는 상자를 열어 본다. 그 안에는 두 개의 반지가 있었다. 하나는 여러 색이 안에 떠다니는 듯한 보석이 있는 반지였고 다른 하나는 노란색으로 보이면서도 하늘의 달빛을 받으니 녹색으로 보이는 보석이 있는 반지였다.

 

호노카 이 반지는?”

호노카와 에리쨩의 탄생석으로 만든 반지야. 어때 예뻐?”
“..., 무척 예뻐.”

에리쨩의 보석은 오팔이야. 순결과 희망을 상징한데 그리고 사랑과 로맨스를 뜻하기도 하고 에리쨩에게 어울리는 보석이야.”

그럼 이건?”

그건 호노카의 보석 페리토트라고 한데 잘 보면 달 빛 아래서 녹색으로 변하지? 그래서 이브닝 에메랄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데 헤헤.”

뜻은?”

친구와의 화합.”

“...그렇구나.”

 

빠르게 뛰던 에리의 심장이 페리도트의 의미를 듣도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그때 호노카는 페리도트가 박혀있는 반지를 꺼낸 뒤 에리의 오른손을 잡았다. 그리고 에리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

 

그리고...부부의 행복.”

?”

저기 말이야. 에리쨩...아니 에리, 호노카가 페리도트의 의미보다도 더욱 행복하게 해줄게...그러니깐...으음....사랑해. 나랑 영원히 같이 있어 줄래?”

“...”

에리쨩?”

“......호노카와 같이...있어줄게...계속...언제까지나.”

 

호노카와 에리는 그대로 입을 맞췄다. 여느 때와 같이 연인으로써의 입맞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따스함, 달콤함, 부드러움으로 채워져 나가고 있었다. 첫 번째 입맞 춤이 끝나고 다시금 입을 맞추려 할 때 갑자기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호노카쨩...”

, 호노카. 드디어 해냈군요.”
호노카쨩 멋지다냐.”

이렇게 판을 만들어 줘야 하는구마.”

그러게 말이야. 언제 하나 싶었는데.”

 

분명 술에 취해 방으로 옮겨줬던 멤버들이 거실에서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키스를 하려던 호노카와 에리는 그대로 굳어 버렸고 에리가 입을 열어 말했다.

 

언제부터 본거야?”
호노카가.”

손가락으로.”

저기를 가리키며...”
으아아아아아!!! 전부 다본 거잖아.”

호노카가 절규하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뒤이어 에리도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나 나머지 멤버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축하를 해줬다.

 

자 겹경사다. 술을 더 가져와라.”
술 다마셨다냐.”

맞데이, 아까가 마지막이었데이.”
에잇, 그러면 거기 주인공 둘 술 사러가.”

 

호노카와 에리는 거의 쫓겨나듯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왔고 아무 말 없이 술을 사러 갔다. 모두에게 보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둘의 부끄러움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건물 밖으로 나와 술을 사러 가는 길에도 호노카와 에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둘의 손은 어느때 보다도 꽉 맞잡아져 있었고,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의 보석은 달 빛을 받아 어느 순간보다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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