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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호노에리] 데이트 전야?

Aeon16 2016. 11. 8. 21:51

호노카는 침대위에서 앉았다. 누웠다. 자리에서 일어 섰다를 반복하고 전화를 할까 말까 몇 번이나 고민 했다. 지금 하는 게 좋겠지. , 그럴 거야. 지금 밖에 없어. 몇 번이나 핸드폰을 만지고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 했다. 손에 들린 두 장의 티켓 부모님의 부탁으로 심부름을 갔다가 우연히 얻게 된 수족관 무료 입장권이다. 이걸 건네준 가게 분도 웃으며 호노카에게 데이트를 다녀오라고 말했다. 호노카는 손사래를 치며 그럴 사람이 없다고는 했다. 데이트를 갈사람 보다는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금발을 지니고 호수와도 같이 푸른 눈동자가 생각나는 호노카가 사랑하는 사람 호노카의 연인 아야세 에리. 티켓을 들고 방위로 올라온 호노카는 아까 전부터 몇 번이나 고민을 했다. 에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 전화를 하려 했지만 왠지 먼저 전화를 해 데이트를 하자고 말하려니 긴장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괜시레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언니 뭐해?”

히익?! ,유키호잖아 노크 좀 하지. 놀랐잖아.”
했는데 언니가 아무 말도 없어서 들어 온건데. 왜 아까부터 핸드폰을 보고만 있는 거야.”
...그게.”

 

호노카는 에리에게 데이트 신청을 어떻게 할 까 고민 중이었다고 유키호에게 말하자 유키호는 곧 장 호노카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로채고는 버튼을 눌렀다. 방안에 울려 퍼지는 착신 음 호노카는 설마 아니겠지. 유키호를 바라보며 아니라고 말해라는 사인을 보냈지만 호노카의 기대를 산산 히 박살내듯 핸드폰 너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다 들렸다.

 

여보세요. 호노카?”

자 받아.”

으읏...유키호.”

언니는 통화 할 테니깐 나 먼저 씻을게.”

두고 보자...”

여보세요?”
, 에리쨩 받았어.”

무슨 일이야? 호노카 혹시 데이트 신청이라도 하려고?”

“...”
진짜야?”

,. 호노카가 오늘 시장에 갔는데 아는 분이 수족관 무료입장권을 주셨는데 마침 두장이기도 하고 에리쨩이랑 같이 가고 싶은데 어때 에리쨩 내일 같이...”
그래. 가자.”

 

호노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리의 대답이 들렸다. 내일 기대하고 있을게 호노카. 에리의 말을 끝으로 통화가 끝나고 호노카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한껏 붉어졌다. 이번 주말을 기대한다니 어떻게 하면 에리를 기쁘게 해줄까 호노카의 머릿속은 어지러워졌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데이트 약속을 잡을 줄은 몰랐기에 너무나도 혼란스럽고 한편으로는 너무 기뻤다. 지금 당장 가슴 속에서부터 화산처럼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어떻게 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를 것 같았다. 대충 겉옷을 둘러 내고 1층으로 내려와 슬리퍼를 신발에 대충 발을 넣은 뒤 밖으로 뛰쳐나갔다.

몇 번이나 집 주변을 뛰어 다니며 기쁨을 한껏 내뿜었다. 몇 바퀴를 뛰었을까, 이마에 땀이 맺히고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릴 쯤 달아올랐던 호노카의 머리가 서서히 식고 진정되기 시작했다. 걸음을 멈추고 집 앞에 서서 숨을 고르며 진정하기로 결정했다.

 

하아, 하아, 이제 들어가 볼까. 살짝 춥네.”

 

한 참을 뛰었기에 어느새 몸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어서 들어가 땀으로 젖은 몸을 씻어내고 데이트 준비를 위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차림으로 어딜 나갔다 왔냐고 엄마에게 혼이 났고 몇 번이나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렇게 기대를 하던 다음 날 호노카는 저녁에 맞춰둔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어서 준비를 하고 에리를 만나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분명 팔을 들려 했는데 기운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눈앞이 흐리고 머리가 뜨거웠다. 가까스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잡아 알람을 끄려 했지만 핸드폰은 손 끝에 스치기만 했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언니, 늦잠 자는 거야? 오늘 데이트라며.”

 

꺼지지 않는 알람에 유키호가 방안으로 들어오고 침대 위에 있는 호노카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38.8도네. 얌전히 누워있어.”
우우, 오늘 나가야 하는데.”

이 몸으로 어딜 간다는 거야. 어제 뛰쳐나갈 때부터 알아봤어.”


체온계를 본 호노카의 엄마는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호노카에게 화를 낸 뒤 이마 위에 냉 파스를 붙혀 줬다. 절대로 나갈 생각을 하지 말라며 못을 박자 호노카는 울상을 지으며 코를 훌쩍거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호노카를 바라본 유키호는 호노카에게 말했다.

 

저기 언니. 내가 전화해 줄까.”

으응? ?”

언니 오늘 데이트 못간다고.”

“...으으, 내가 할게.”

언니가?”

, 내 잘 못이니깐. 내가 말할게 전화 좀 걸어줘 유키호.”
호노카의 부탁에 유키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호노카의 핸드폰으로 에리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줬다. 착신 음 뒤에 에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기 에리쨩?”
호노카? 목소리가 왜 그래 설마 아픈거야?”

,응 미안해...감기에 걸려서...오늘 데이트 못갈 것 같아.”

그렇구나. 어쩔 수 없지 몸조리 잘해 호노카.”
“...미안해 에리쨩 먼저 데이트를 하자고 했는데 못가서.”

아니야. 호노카가 아파서 그렇게 된 걸 데이트는 다음에 가자.”

미안해...”

 

그 말을 끝으로 통화는 종료되었다. 호노카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분명 에리쨩도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자기가 바보 같은 일을 해버려서 망쳐 버렸다. 복받쳐 오는 감정에 눈물을 주체 할 수가 없었고 호노카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옆에서 유키호가 호노카를 위로해 주려했지만 호노카는 유키호에게 잠시만 나가 달라고 했다. 호노카의 부탁에 유키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달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이 호노카의 소매를 적셔갔고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 쯤 호노카는 감기약의 기운에 취해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정말이지 자는 얼굴도 귀엽다니깐.”

으음?

누군가의 목소리에 호노카는 잠에서 깨 실눈을 떴다. 호노카의 시야 앞에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지금 당장 누구보다도 보고 싶은 사람 에리가 바로 앞에 있었다. 꿈인가 싶어 눈을 번쩍 뜨고 에리의 이름을 불렀다.

 

에리쨩?”

,호노카? 혹시 내가 깨워 버린 거야?”

, 이거 꿈이 아니야?”

그러면 한 번 만져 보는 게 어때 꿈인지 아닌지.”

대담한 에리의 말에 호노카는 손을 내밀어 에리의 볼을 쓰다듬었다.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손바닥에서부터 천천히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꿈이 아니네. 에리쨩이 어떻게 우리 집에 있는거야?”

호노카가 아프다고 하니 걱정이 돼서 병문안 온 거야. 어때 지금은 좀 괜찮아?”
아까 약을 먹어서 조금 괜찮은 것 같아.”

그러면 밥은 먹었어?”

 

에리의 질문과 동시에 호노카의 배에서는 꾸르륵, 하는 배꼽시계가 울렸다. 어떤 표현보다도 정확하게 전달한 배고프다는 의미를 듣자. 호노카는 고개를 숙이고 에리는 웃음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호노카..배고....푸훗...아하하하하.”

,웃지마. 에리쨩.”

, 미안 너무 타이밍이 좋아서.”

우우우.”

호노카는 원망스럽게 자신의 배를 바라봤지만 배는 몇 번이나 밥을 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점점 배가 고파지는 것 같아서 더욱 슬퍼졌다. 에리는 아직도 웃고 있는 걸까 싶어 창피함에 에리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을 때 맛있는 냄새가 호노카의 코 끝을 스쳐 지나갔다. 결국 창피함은 식욕을 이기지 못했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에리가 가방에서 꺼낸 락앤락 통을 열고 있었다.

 

에리쨩. 그건?”

내가 만들어온 죽이야. 호노카가 밥을 안 먹었을까 해서 만들어왔어.”

에리쨩...”

다행이 아직 따듯하네 자 먹어봐.”

 

준비해온 일회용 숟가락 가득 죽을 퍼 올린 에리는 호노카의 입 앞에 죽을 옮겨줬다. 호노카는 망설임 없이 입을 벌리고 한 입에 숟가락 가득 담긴 죽을 먹었다. 입안에서 퍼지는 죽의 맛에 호노카는 에리를 보며 말했다.

 

한 입더.”
, 아앙.”
아앙.”

 

평소라면 부끄러워 했을 테지만 감기의 열과 배고픔으로 인해 호노카는 계속해서 에리가 건네주는 죽을 받아먹었고 어느새 락앤락 가득 담겨 있던 죽을 다 비웠다. 호노카는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짓고 에리는 물티슈를 꺼내 죽의 잔재가 묻은 호노카의 입 주면을 닦아줬고 정리가 끝난 후 호노카는 에리에게 말했다.

 

에리쨩 오늘 호노카의 집에 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
, 그건 말하지 않기.”
하지만.”

호노카가 미안해할 필요 없어. 누구나 갑자기 아플 수 있어. 언제나 뜻대로 되는 법은 없는 걸 잘 알잖아. 오늘은 호노카의 집에서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이 옷도 오늘 놀러 가려고 입은 옷이야 어때 예뻐?”
, 정말 예뻐.”

호노카의 칭찬에 에리는 미소를 지었다. 에리의 미소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호노카는 에리의 얼굴을 계속 바라봤고 왠지 모르게 호노카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호노카가 울기 시작하자 당황한 에리는 호노카에게 다가갔다.

 

어디 안좋은거야 호노카?”

,아니야, 훌쩍. 그냥...에리쨩이 너무 예뻐서.”

“...?”

저기 에리쨩...”

왜 호노카?”
뽀뽀해도...아 맞다. 호노카 아직 양치도 안했...”

 

호노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호노카의 입술 위로 에리의 입술이 포개어졌다. 영원과도 같이 느껴진 잠깐 동안의 입맞춤이 끝나고 에리가 입술을 때며 호노카에게 말했다.

 

그런 건 나중에 신경 써도 돼.”

“....”
그러면 데이트를 계속해 볼까. 호노카?”

, 에리쨩. 대신 다음에는 호노카가 먼저야.”

후훗, 기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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