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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키]전쟁

Aeon16 2016. 11. 15. 22:56

아침부터 싸우고 말았다. 니코와 싸우는 건 매우 자주 있는 일이다. 아주 사소한 일로 싸우고 여러 방법으로 화를 푼다. 선물을 준다던가, 사과를 한다던가, 밤을 기다린다던가, 오늘 아침 싸운 일도 바로 사과를 했으면 그 자리에서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그런 날 아주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 평소보다도 기분이 나쁜 운이 없는 날. 마키에게는 오늘 아침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언제 나와 같은 토요일 아침 누구라도 기분이 좋을 휴일 아침이다. 하지만 마키는 눈앞에 놓여 있는 계란후라이를 보며 말했다.

 

어째서 반숙이 아닌 거야?”

?”
계란 후라이가 반숙이 아니야...”

볼멘 목소리로 마키가 말하자 니코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마키에게 말했다.

다시 해줄까?”
아니 됐어.”


그렇게 말을 한 마키는 계속해서 후라이를 젓가락으로 건드리기만 하고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식탁 위에 계속 들려오는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이어진다. 니코와 마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를 이어가고 있을 때 결국 참지 못한 니코가 먼저 마키에게 말했다.

 

, 뭐가 그렇게 불만인건데.”

“...딱히 불만 있는 건 아니야.”

그러면 먹지도 않을 후라이를 왜 계속 깨작거리는데 반숙이 아닌 게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그러니깐, 그런게 아니라고 했잖아. 아침부터 왜 그렇게 짜증이야.”

마키 네가...아니다. 오랜만에 얼굴 보며 식사 하는 건데 그만하자.”

 

니코는 쉼 호흡을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여기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좋게 넘어 갔을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신경이 날카로워진 마키는 짜증이 가라앉지 않았고 평소라면 말을 하지 않고 넘어 갔을 테지만 입을 열고 말았다.

 

먼저 짜증을 낸 건 니코면서. 뭘 참아 계속해봐.”

 

이 말이 도화선이 되어 니코와 마키는 아침부터 싸움을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

나도 힘들다. 하루 종일 소독약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파온다.

밥도 못 먹고 다음 스케줄을 맞추려고 빈속으로 뛰어 가는걸 알고 있었어?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몇 시간 밖에 못잔 걸 알고 있어?

 

서로에게 쏟아지는 원망과 슬픔이 섞인 비난 그렇게 한 참 동안이나 서로에게 화를 쏟아 내고 거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거칠게 내몰아 쉬는 숨 이마에는 땀이 맺혀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결국 둘은 다시금 자리에 앉아 남아 있는 식사를 처리한 뒤 각자 설거지를 한 뒤 니코는 침실로 마키는 서재로 들어갔다. 니코는 집안에 크게 소리가 날정도로 문을 닫았고 마키도 질세라 문을 거칠게 닫았다. 서재로 들어온 마키는 책상을 지나 의자에 몸을 내던졌다.

 

그렇게 까지는 말할 건 없었잖아.”

 

마키는 침대에 앉아 니코와의 말다툼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니코가 한 말이 떠올라 발끈했지만 마그마처럼 들끓던 감정이 서서히 식기 시작하고 후회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조금 짜증이 났었다. 왠지 모르게 신경이 곤두서서 그저 계란 후라이가 반숙이 아닌 걸 보니 화가 났다. 평소라면 아무 말 없이 먹었을 텐데 반숙인 계란이 너무 거슬려서 화가 났고 결국 니코와 싸우게 됐다. 오랜만에 같이 하는 식사인데 싸워버리고 게다가 이유가 계란 후라이 때문이라니 다시 생각하고 어이가 없고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나가서 사과를 해야 할까, 아니면 조금 있다가 할까 마키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로 창피한 일이기에 용기를 내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 했다. 머리를 몇 번이나 감싸 쥐고는 어떻게 사과를 하면 좋을지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나 돌려봤다.


후우, 그래 바로 미안하다고 하자.”

 

각오를 다진 마키는 서재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곧장 니코가 들어간 침실 앞으로 다가가 노크를 하려는 순간 문이 열리고 니코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니...어디 가게?”

, 갑자기 사무소에서 부르네. 가 볼게.”

언제 오는데?”

그런 걸 언제부터 신경 써 주셨는데요. 니시키노양?”

 

마치 한 겨울의 매서운 바람과도 같은 차가움이 서려져 있는 니코의 말에 마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멀어져 가는 니코를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검은 머리카락 끝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어느새 침묵이 집안을 메워나갔다. 도어락의 소리만이 집안에서 들리고 마키는 한 참 동안이나 니코가 나간 현관문을 바라봤다.

 

“...,그래!! 나도 사과 안 해!! 누가 이기나보자.”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 새운 마키는 다시 씩씩거리며 거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었다. 평소에 니코와 같이 보던 예능 프로그램이 나와 자리를 잡고 티비를 보기 시작했으나 어째서인지 재미가 없었다. 니코와 같이 볼 때는 재미가 있었는데 결국 마키는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려 버렸다. 하지만 어느 채널을 가도 재미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티비를 꺼버리고 리모콘을 근처에 던져 놓았다.

하아.”

 

마키의 한 숨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지고 연기처럼 흩어져 가며 사라졌다. 서서히 찾아오는 적막감과 가슴 한 구석에서 느껴지는 공허감이 마키의 안에서 자리를 잡으려 할 때 마키는 소파에서 일어나 주머니에 넣어 놓은 핸드폰을 꺼냈다. 분명 지난번에 동료 의사로부터 받은 학술지가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읽어보며 니코가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면 될 것이다. 마키가 핸드폰 화면을 키자 배경화면으로 지정한 달력 한 구석에 붉은 색 동그라미가 보였다.

 

저건 무슨 날이지?”

 

달력 앱으로 들어가 붉은 동그라미를 본 마키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갔다. 설마 아닐 거라고 믿었지만 달력에는 선명한 붉은색 동그라미와 아래 선명하게 적혀있는 글씨 그곳에는 니코 콘서트라고 티켓팅이라고 적혀 있었다. 더 이상 학술지 따위는 마키의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 적막감? 공허함? 그런 것도 날아 간지 오래다. 초조함과 긴장감 그리고 후회가 한 대 뒤섞여 마키는 소파에 얼굴을 묻었다. 그대로 소리까지 지를 뻔 했지만 일단 마음을 추스르기로 했다. 니코의 콘서트 티켓팅은 언제나 해왔다. 그러나 니코의 도움을 받지 않고 공연에 간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손이 그렇게 느린 편은 아니라고 생각 했지만 언제나 빈번히 실패 했다. 잠깐 클릭을 잘못하기라도 하면 좌석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키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니코의 콘서트는 전부가기로 했는데 만약 이번 니코의 콘서트에 못 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싫었다. 그렇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마키는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땅히 좋은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해가 내려와 바닥에 땅거미를 수놓고 있었다.

 

배고프다.”

 

생각해보니 점심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냉장고로 달려가 문을 열어봤다. 요리를 할 재료는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어떤 요리를 해야 실패하지 않고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을지 한 참을 생각하다가 냉장고 문 옆에 있는 스파게티용 토마토소스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 지난 번 장을 봤을 때 스파게티용 면도 샀던 게 기억이 난 마키는 황급히 찬장을 열었고 바로 앞에 놓여 있는 스파게티 면을 찾았다. 이거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마키는 스파게티면 뒤에 있는 조리법과 토마토소스 뒤에 있는 조리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나갔다. 일단 물을 끓이고 적당량의 면을 준비 한다. 적당량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정도면 될 것 같아 대충 집어 끓는 물에 면을 집어넣었다.

그런 뒤 토마토소스를 따로 삶아 스파게티를 만들 준비를 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토마토소스 준비 해둔 접시에 잘 삶아진 스파게티 면을 올린다. 면을 삶은 면 안에는 아직도 스파게티 면이 상당히 남아 있었다. 조절에 실패해버리긴 했지만 또 먹으면 되는 거지 뭐.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마친 마키는 그릇 위에 토마토소스를 부었다. 붉은 소스가 면 위에 뿌려 지고 곧 익숙하면서도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가 마키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위장을 자극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포크와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하려 할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키는 식탁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보니 니코가 지친 얼굴을 하고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마키의 머릿속이 고민을 하던 것과는 달리 마키의 입이 먼저 움직였다.

 

어서와. 이제 오는 거야?”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마키도 몰랐다. 그저 반사적으로 나온 말이다. 마키가 인사를 한

것은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마키에게는 시간이 느려진 것 같았다. 니코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긴장을 한 마키는 침을 삼키며 니코의 대답을 기다렸다.

 

, 일이 생각 보다 길어져서...저녁 먹고 있었어? 맛있는 냄새네?”

방금 먹으려고 했어. 니코도 저녁 안 먹었으면 같이 먹지 그래?”

그럴까? 마키 솜씨도 보고 싶고.”

 

피로가 묻어나는 니코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올라왔다. 마키는 니코에게 어서 식탁으로 오라고 말했고 마키의 재촉에 니코는 알겠다며 가방을 내려놓고 식탁에 앉았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스파게티 면과 소스를 그릇에 담아준 마키는 니코의 앞에 스파게티를 놓아줬다.

 

잘 먹을게.”

 

니코의 인사를 기점으로 마키와 니코는 포크와 숟가락을 들어 식사를 시작했다. 인공적인 맛이 혀끝에서부터 천천히 퍼져 나갔지만 맛은 있었다. 니코와 마키 둘 다 아무 말 없이 스파게티르 먹던 도중 니코가 먼저 말했다.

 

저기 마키 미안해.”

뭐가?”
아침에 화낸 거...”
,아니야 내가 먼저 잘못 한 거야 그건...어른스럽지 못했어. 미안해 니코.”

“...그건 그렇지만...나도 잘못이 있으니 사과 할게. 미안해.”

 

서로에게 사과를 하며 식사를 마쳤다. 니코와 마키는 손을 맞잡은 뒤 서로를 바라본 뒤 마키가 말했다.

 

니코가 먼저 씻을래?”

, 그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같이 씻을래?”

 

니코의 제안에 마키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수락을 했다. 이후 니코와 마키는 그동안 풀지 못한 회포를 풀며 사랑을 나눴다. 그렇게 정신없이 주말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월요일이 되고 바쁜 일상이 시작되었다. 니코와의 관계도 다시 회복되고 좋은 주말을 보냈지만 마키에게는 한 가지 해결되지 않은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티켓팅을 어떻게 하지...”

 

진료가 끝난 점심시간 깊은 한 숨을 쉬며 티켓팅에 대한 고민을 말하고 있을 때, 옆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후배가 마키에게 다가와 말했다.

 

니시키노 선생님 티켓팅 하세요?”

.”

무슨 티켓팅 하시는데요?”

왜 니가 도와주기라도 하게?”

도와드리죠 대신 일주일 동안 점심 밥 사주기 어떠세요?”
흐음...”

 

마키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옆에 앉아 있던 동료의사가 말했다. 저 녀석 꽤나 아이돌에 빠져 있어서 티켓팅 같은 일은 상당히 잘한다고 덕분에 몇 번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을 남긴 채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직장 동료가 저렇게 까지 말을 한다면 믿어보기로 했다. 일주일 점심식사비 까짓 거 니코의 콘서트를 본다면 얼마든지 제공해 줄 수 있었다.

 

내가 야자와 니코 콘서트를...”

죄송합니다.”

잠깐 아직 말 다 안 끝났는데?

니시키노 선생님이 국민 여동생 아이돌 야자와 니코를 좋아하는지는 지금 알았지만 그 콘서트 티켓팅은 포기 하는 게 좋아요. 그건 티켓팅이 아니라 전쟁이에요.”

“...그 정도야?”

제가 야자와 니코 콘서트를 몇 번이나 도전해 봤는데 전부 물먹었어요. 진짜 무리에요 그건 차라리 옥션에서 경매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물론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겠지만.”

 

후배는 그렇게 말을 마친 뒤 샌드위치를 계속해서 먹었다. 점심값 한 달을 제공해 준다고 했지만 될 리가 없다고 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마키는 서서히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결국 아무런 방법을 구하지 못한 마키는 티켓팅 준비를 하기 로 했다. 이날을 위해 휴가도 내고 한 시간 전부터 준비를 했다. 자존심 때문에 니코에게 티켓을 달라고 하지는 못했고 몇 번이나 새로 고침을 누르며 준비를 했다. 타이머까지 컴퓨터 옆에 올려놓고

목을 축이며 티켓팅 시간을 기다렸다.

남은 시간은 5. 초를 알리는 화면이 빠르게 지나간다. 남은 시간은 1분을 지나 빠르게 지나간다. 이윽고 시간이 되고 마키는 새로 고침을 누르고 다급하게 티켓팅을 시작했다. 가장 앞좌석을 누르자 이미 나간 좌석이라 팝업창이 떴다. 황급히 다른 자리를 눌러보지만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몇 번이나 반복을 하고나자 마키가 누를 수 있는 좌석은 단 한 곳도 남아 있지 않았고 후배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정말 전쟁터였다. 너무 안일했다. 니코가 정말 인기 있는 아이돌인 걸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아이돌을 매일매일 보고 품에 안지만 콘서트 티켓을 얻을 수는 없었다. 좌절감에 빠져 멍하니 모니터를 보고 있을 때, 후배가 한 말이 떠올랐다.

 

맞아...옥션!!”

 

마키는 티켓팅 화면을 내리고 빠르게 옥션 경매로가 야자와 니코를 검색했다. 그러자 상당한 물량의 티켓들이 올라왔다.

 

이럴 거면 티켓을 사지 말던 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가 갈린다. 이런 놈들은 전부 잡아넣고 싶었지만 티켓을 구할 방법은 이곳 밖에 없었다. 그중 가장 좋은 좌석을 찾아 경매를 시작했다. 일단 상위 입찰 버튼을 눌렀다. 원래의 가격보다 2배는 비쌌지만 마키는 신경 쓰지 않고 버튼을 눌렀다. 이제 티켓을 구할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커피를 마시러 주방으로 갔다. 펄펄 끓어오르는 전기 포트 안의 물을 따라 머그컵 안에 따른다. 고소한 커피향이 퍼지고 심신이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경매 상황을 보기 위해 커피를 들고 다시 서재로 들어갔다 커피를 머금으며 자리에 앉은 마키는 화면을 보자마자 커피를 뿜을 뻔했다.

 

누구야? 상위 입찰이라니!!”

 

소리가 날정도로 머그컵을 강하게 책상위에 내려놓았다. 머그컵 안에 담김 커피가 흘러넘치고 책상을 더럽혔으나 마키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이상으로 상위 입찰을 하다니 커피의 뜨거움을 뛰어 넘은 마키의 분노는 이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위 입찰 버튼을 눌러 버렸다. 그리고 난 뒤 잠시 후에 누군가 또 상위 입찰을 눌렀다.

 

“...그래, 나에게 도전 한다는 말이지?”

 

이것은 단순한 경매가 아니다. 정말 전쟁이다. 마키는 자신에게 전쟁을 걸어온 적에게 맞설 뿐이다, 니시키노라는 이름을 짊어진 자에게 전쟁을 건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후회스러운 일인지 알게 해줘야 한다. 마키는 마우스를 집고 다시 상위 입찰 버튼을 누르려 했다. 이미 티켓의 가격은 공연 티켓이라 부를 수 없는 가격까지 왔다. 전쟁을 시작했다면 받아줘야 한다.

마키는 각오를 다지고 상위 입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머리에 어마어마한 격통이 느껴지고 뒤이어 머리를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뒤를 돌아보니 니코가 있었다. 그것도 화가 잔뜩 난 것 같은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키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황급히 상황을 정리 해봤다. 나는 지금 니코 콘서트 입찰중이다. 뒤에는 니코가 있다. 콘서트 티켓 값은... 모든 것을 이해한 마키는 컴퓨터를 끄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니코에게 모든 행동을 제지당해 버렸다.

 

저기 마키?”

“....”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 뭘까?”

“...”
아하~ 야자와 니코 콘서트 티켓이네 옥션에서 게다가 가격은 와아 나도 내티켓이 이렇게 비싼 줄은 몰랐네. 회사에 연락해서 말을 하던가 해야겠네.”

이건...”
이걸 사려고 한 거야?”

 

마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니코가 아니였다면 몇 번이나 입찰을 할 생각이었다. 니코는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하고는 마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바보야.”

 

단 한 마디에 마키는 발끈해 버렸다 무어라 대꾸하려 했지만 니코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아마 마키는 나랑 싸운 이후로 내 티켓팅 정보를 보고 안절부절 했겠지, 그런데 싸운 뒤니 나에게 티켓을 달라고 하기 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그러다 보니 남은 건 결국 티켓팅 이겠지만 마키는 실패했겠지 그리고 이렇게 옥션을 한 거겠지 아니야?”

 

맞다. 니코가 말한 그대로다. 반박할 수조차 없었다. 마키는 다음에 날아들 힐난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는데 눈앞에 무언가가 들이 밀어졌다. 그것은 야자와 니코 콘서트 최 전열 VIP 티켓 이었다.

 

니코? 이건....”

이 니코님이 그 정도도 모를 줄 알았어? 마키가 자존심 때문에 절대로 티켓 달라 고는 못할 테니 니코가 몰래 빼놨어. 사실은 마키가 부탁 할 때까지 안줄 생각이었는데, 이런 짓까지 하다니 다음부터는 그냥 줘버려야겠네 저 티켓 0이 도대체 몇 개야.”

 

전부 알고 있었구나, 니코가 건네준 티켓을 받은 마키는 한 참 동안이나 그대로 서있었다. 모든 것이 허무해지는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고 주체 할 수 없는 감정이 아래에서부터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마키 이 이상 입찰 안 한거... 으앗 뭐 하는 거야?!”

 

마키는 티켓을 조심스럽게 서랍장 위에 올려놓은 뒤 그래도 니코를 밀쳐 책상 위에 눕혔다. 커피를 잔뜩 흘린 책상이지만 상관없었다. 곧 청소를 해야 할 테니깐 마키의 의중을 알아차린 니코가 마키를 보며 말했다.

 

저기 마키?”

?”

우리말로 하면 안 될까? 마키가 날 좋아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나 내일도 나가봐야 하는데.”

내가 니코 주치의니깐 전부 설명 할게.”

“...그러면 어쩔 수 없네. 부드럽게 해줄래?”

싫어. 니코가 나에게 해준 만큼 그대로 보답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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