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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x에리] 선물

Aeon16 2016. 12. 25. 13:26

크리스마스. 위대하신 분이 태어난 날 덕분에 쉴 수 있는 날이다. 역시 위대한 분 쯤 되면 생일이고 공휴일이 되는 법이구나 다음에는 위대한 사람으로 태어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완연한 겨울 이불을 덮고 있음에도 살짝 한기가 느껴진다. 손을 뻗어 이 한기를 물러가게 해줄 것을 찾는다. 하지만 아무리 손을 뻗어 봐도 잡히지가 않는다. 황급히 눈을 뜨고 이불을 걷으며 일어나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자 침대 끝에 걸터앉아 에리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호노카가 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에리쨩

호노카도 메리 크리스마스.”

자 핫초코야 에리쨩. 따뜻해 질 거야.”

으음, 난 핫초코 따듯하고 조금 더 단 다른 걸 원하지만 고마워 호노카.”

 

양손에 들려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머그컵 중 하나를 에리에게 건네준다. 머그컵을 건네 받은 에리는 호호, 바람을 불어 핫 초코를 식힌 뒤 한 모금 마셨다. 초콜릿 특유의 달콤함이 온기와 같이 입 안 가득 번져 나갔다. 당분이 들어가서 일까 흐리멍덩했던 에리의 정신이 점점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역시 초콜릿은 진리야. 그런 생각을 하며 호노카를 보고 있을 때, 에리는 마시고 있던 핫 초코를 이불위에 뿜어 버릴 뻔 했다.

 

,호노카 그 옷은?”

, 이거 에리쨩 와이셔츠 빌렸어. 헤헤 깜빡하고 옷을 놓고 와서 헤헤 어울려?”

 

호노카에게 살짝 큰 와이셔츠는 손등을 가려 손가락 만 얼굴을 내밀고 밑단은 호노카의 골반까지 내려와 아슬아슬하게 아래를 가리고 있었으며, 밑 부분은 탄력이 넘치고 부드러워 보이는 두 다리가 길게 뻗어 있었다. 와이셔츠만을 입고 있는 호노카라니 에리는 그 자리에서 호노카를 그대로 끌어 안아주고 싶었다. 다른 옷도 있을 터인데 와이셔츠라니, 머그컵을 쥔 에리의 손이 덜덜 떨고 있을 때 호노카가 말했다.

 

왜 그래, 에리쨩?”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진정을 위해 쉼 호흡을 했다. 어느새 핫 초코를 다 마셔 식어버린 머그컵만을 만지며 호노카를 바라본다. 어젯밤 호노카와 같이 크리스마스이브를 축하하며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다음 술을 마시고 으레 그렇듯 키스를 나눈 뒤…….

 

에리쨩?”

, ? ?”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아서 핫 초코 다 마신거야? 한 잔 더 줄까?”

아니, 괜찮아. 이제 몸도 따듯해 졌고 이제 슬슬 아침을 먹어 볼까.”


손에 들려 있는 머그컵을 건네주고 이불에서 나와 호노카와 같이 침실에서 나가려 호노카의 뒤를 따라 가려는데 에리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와이셔츠 너머에 비쳐 보이는 호노카의 등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저기 호노카,혹시 말이야…….”

?”

 

앞에 서 있던 호노카는 뒤돌아서며 에리를 바라본다. 살짝 올라간 입 꼬리, 알고 있다는 듯 에리를 비추고 있는 푸른 색 눈동자.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빛나는 한 층 더 빛나는 태양을 닮은 머리카락. 호노카에게 다가가자 부드러운 호노카의 체향이 에리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지나간다. 그 향기에 이끌려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입술을 맞댄다. 핫 초코의 맛이 천천히 번져 나가고 입술을 땐 에리가 말한다.


 

호노카.”

? 에리쨩.”

아직 몸이 덜 따듯해진 것 같아. 잠도 덜 깬 것 같고 그러니깐 이번에는 핫 초코 보다 달콤하면서 뜨거운 게 필요한 것 같은데.”

그러면 아침 식사는?”
나중으로 미뤄도 되지 않을까?”

에리쨩이 그렇게 말한다면 호노카도 좋아.”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정말 많이도 받는구나, 에리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다시금 호노카의 입술에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천천히 가져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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