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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에리]12/31

Aeon16 2016. 12. 31. 22:00

1231일 그 해의 마지막 달을 장식하는 날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약속을 잡고 다양한 일을 한다. 같이 티비를 보거나, 행사에 참여 하거나 해돋이를 보러가기 위해 일찍 잠이 드는 사람부터 여러 일을 준비한다. 호노카 또한 약속이 잡혀 있었다. 사람들에게 잡혀 약속에 늦을 뻔 했지만 다행이도 벗어 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거리에는 한 해의 고생을 치하하는 사람들과 새로 다가올 신년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호노카 또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물을 사러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부탁 받았던 식재료들과 맥주를 사서 계산을 하던 도중 문자가 왔다. 어디냐고 묻는, 살짝 재촉이 느껴지는 문자에 호노카는 빠르게 돌아갈 준비를 했다. 양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달려간다. 이리저리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맥주 캔들의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도착한 집 앞에서 숨을 골랐다.

 

한 겨울이여서 그런지 맺힌 땀방울이 말라 몸에 생긴 열기를 순식간에 식혀 버렸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1, 2, 3…….

목적지에 도착한 엘리베이터는 문이 열림과 동시에 종소리를 내었다.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온 호노카는 문 앞에 서서 비밀 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문이 먼저 열렸다.

 

어서와 호노카.”

에리쨩. 어떻게 안 거야?”
창문 밖에서 호노카가 들어오고 있는 게 보여서, 춥지 목욕물 덥혀놨으니깐 어서 들어가.”

, 여기 에리쨩이 부탁 했던 거.”

 

호노카가 내민 장바구니를 넘겨받은 에리는 손이 얼음장 같다며 어서 목욕하러 가라고 호노카를 재촉 했다. 에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호노카는 빠르게 목욕탕으로 들어가 식어가던 호노카의 몸을 다시 따듯하게 만들어줬다. 몸에 힘이 빠지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첨벙거리며 물장난을 쳐보기도 한다. 호노카를 시작으로 퍼진 파문이 욕조에 닿아 사라진다. 고개를 들어 천장에 맺힌 물방울들을 바라보기도 하며 목욕을 했다. 머리가 살짝 어지러워 질 때 쯤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준비해둔 잠옷을 입고 거실로 향했다.

 

어서 앉아.”

와아 전골이다.”

 

거실 중앙에 있는 코타츠 위에는 전골이 끓고 있었다. 버섯, 곤약, 고기 등 여러 재료들이 춤을 추듯 움직인다. 호노카는 코타츠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전골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티비를 바라봤다. 티비에서는 유명한 가수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며 자신이 속한 진영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다 됐어. 호노카. 먹어도 돼.”

잘 먹겠습니다.”

 

각종 식재료들을 접시 위에 담고 국물을 옮겼다. 육수가 잔뜩 스며든 전골을 먹으며 티비를 계속 보다가 기다리던 사람이 등장했다.

 

에리쨩 니코쨩이 나왔어!!”
그러게 라인 방도 시끌시끌하네.”

 

니코의 노래가 시작하자 호노카와 에리는 추억에 잠겼다. 다 같이 노래를 하던 그날을 떠올리며 니코의 무대를 지켜봤다. 노래가 끝난 후 대 은하 넘버원 아이돌이 될 거라는 여전히 니코다운 선언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니코를 보며 둘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니코답네. 그대로 니코쨩 인기 많아지니 망년회도 못나오고 아쉽다.”
그래도 신년회는 꼭 참가 한다고 했잖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호노카를 달래는 에리 둘은 남아 있는 전골을 먹으며 이어지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었다. 텅텅 빈 전골그릇을 뒤로 하고 맥주를 가져온 호노카는 에리에게 한 캔을 건네줬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맥주를 마신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탄산의 상쾌함과 시원함에 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올해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해 에리쨩.”
호노카도 고생 많았어. 나도 내년 잘 부탁해.”

 

맥주를 마시며 장난스럽게 덕담을 건넨다. 한 캔 두 캔 비워가는 맥주 어느새 티비에서는 11일이 다가오는 시간의 숫자를 세고 있었다. 타이머가 빠르게 넘어가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5,4,3,2,1 화려하게 폭죽이 터지고 환호성이 들린다. 아나운서들은 새해가 왔다고 활기차게 말했다. 새해가 다가올 때마다 느끼는 놀라움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을 느끼고 있을 때 호노카가 말했다.

 

어느새 새해가 왔네. 해피 뉴이어 에리쨩.”

그러게 호노카랑 같이 산지도 벌써 3년이 다 되 가는구나.”

맞아, 벌써 그렇게 됐네. 처음에는 에리쨩한테 민폐 끼치면 어떻게 하나 엄청 걱정했는데.”
지금도 민폐 끼치고 있지만 말이야.”

우우, 너무해 그래도 요즘은 잘하고 있잖아.”

농담이야, 농담 정말로 호노카와 같이 살아서 너무 좋아. 혼자 살 때보다도 훨씬.”

 

에리의 말에 호노카는 에리를 끌어안고는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술기운이 들어가서일까 평소보다도 더욱 격하게 에리에게 애교를 부렸다. 코타츠 안에 있는 두 사람이 술을 마시고 껴안자 체온은 빠르게 상승했다. 열기로 인해 붉어진 얼굴 이마에서는 조금씩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에리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손으로 부채질을 해봤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호노카 또한 더움을 느껴 코타츠에서 나왔지만 열기가 식을 기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도중 에리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으음, 땀 때문에 조금 찝찝하지만 샤워라도 할까. 후훗, 호노카도 같이 들어갈래?”

와아, 그래 같이 들어가자 에리쨩.”
? 아니 이건 농담인데.”
같이 들어가자 에리쨩. 같이 샤워 하는 거 정말 오랜만이야.”

 

자기 손으로 무덤을 파버린 에리는 자신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하는 호노카를 보며 새해부터 호노카에게 크게 당했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속옷은 어떻게 입었는지 빠르게 떠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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