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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니코에리] 흔적

Aeon16 2016. 3. 17. 21:58

, 정말이지 이렇게 보이는 곳에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앙칼진 니코의 목소리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 에리는 고개를 숙이고 니코에게 미안하다고만 말 할 뿐이었다.

이거 어떻게 할 거야.”

니코의 새하얀 목덜미에 붉게 올라온 이빨 자국을 가리키며 에리에게 화를 냈다. 이 상처는 에리의 버릇 중 하나였다. 절정에 이를 때가 되면, 항상 목덜미라던가 신체 부위를 물어 상처를 내고 만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회사 미팅이 있는 날이다. 침대에 눕기 전에도 몇 번이나 에리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에리는 자신만만하게 알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목덜미에 남은 상처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으으, 미안해...니코.”

한 달 동안 에리랑은 손도 안 잡을 거야.”

.......”

불만 있어?”

아닙니다.”

에리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좌절 모드에 들어갔다. 니코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은 자신이니 자업자득이다. 니코는 옷을 입으며 어떻게 하면 이 상처를 가릴지 고민하였다. 이럴 때마다 파스를 붙이고 가지만, 그때마다 쏟아지는 시선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들 쉬쉬하지만 니코가 목이 아파 파스를 붙인 것이 아닌걸 알고 있었다.

이걸...어떻게 하지.”

파스가 안 되면 붕대라도...”

시끄러.”

.”

결국 선택지는 없었다. 시선이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파스로 가리는 수밖에 니코는 서랍장 속에 있는 파스를 꺼내어 능숙하게 붙였다. 파스의 차가움이 목덜미를 타고 온몸을 감싼다. 모든 준비를 마친 니코는 에리에게 다시 한 번 경고를 했다.

퇴근하고 오면 각오해.”

“....”

현관문에서 니코를 배웅해준 에리는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오늘은 휴일인데 니코는 회사에 나간다. 중요한 미팅이라니 어쩔 수는 없지만, 에리의 입장에서는 같이 니코와 휴일을 만끽하고 싶었는데...블랙기업이 따로 없었다. 침대에 남아 있는 니코의 향기를 맡으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제의 니코 귀여웠지.”

평소에는 틱틱 대며 화를 낼때는 무섭지만, 침대에서 만큼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런 니코를 누군가에게 넘기기 싫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들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에리는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니코의 몸 여기저기에 아주 눈에 잘 띄는 곳에, 이 아이는 내 것이라는 강렬한 흔적을 다른 적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서...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지만, 에리는 그것이 좋았다. 니코의 새하얀 피부에 흔적을 남긴 다는 것은, 하지만 오늘 과도 같은 날에 그러는 건 좀 심하긴 했다고 반성하였다.

한 달간 스킨쉽 금지인가... 우우 벌써부터 위가 아파와.”

아려오는 것 같은 속을 쓰다듬으며, 에리는 침대 위를 좌우로 계속해서 뒹굴었다. 니코가 출근 준비를 하며,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보이는 곳에는 하지 말라고 했지, 니코...후후, 그러면 다음에는 허벅지 같은 곳에 해볼까.”

니코의 몸에 다시금 자국을 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몸에 기분 좋은 소름이 허리를 타고 내려갔다. 오늘 분명, 니코가 한 소리를 할 테니, 준비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니코가 좋아하는 저녁 상을 차리고, 적당히 술이 당길만한 요리를 만들 생각을 하였다.

니코는 술에 취하면 달아오르기 쉬워지니깐, 조금 강한 술을 내볼까.

반성의 기미는 눈곱 만 치도 보이지 않는 에리는 벌써부터, 오늘 저녁 니코를 공략할 준비를 하였다.

엣취... 뭐지 감기인가.”니코는 회사에 가는 길에 재채기를 하였다. 왠지 모르게 몸에 오한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도 쓰라려 오는 목의 상처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그렇게 니코는 오늘 저녁 닥쳐오는 마수의 전조를 느끼며 미팅을 위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회사로 가는 걸음을 재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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