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둘만의 약속이었다. 에리가 졸업을 하던 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눈물을 흘리던 호노카에게 손을 내밀어 눈물을 닦아주며 건네준 것이 있다. 딱딱한 금속의 감촉에 손을 펴보았다. 그것은 열쇠였다. 의문을 가득품은 눈동자로 에리를 바라보았다. “에리쨩 이게 뭐야.”“그게...4월부터는 혼자 살게 됐어. 거기의 집 열쇠야.” “엣?” 에리는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했다. 에리의 집 열쇠를 바라보자,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손에 들려 있는 열쇠를 강하게 쥐며 에리에게 말했다. “에리쨩.”“왜 호노카?” “나 에리쨩이 있는 학교에 갈게.” “응?” 당황한 듯한 에리쨩의 얼굴은 아직도 잊을 수 가 없었다. 그때 살짝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이건 비밀로 묻어두고, 여자저차해서 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따스한 햇 빛이 창문 너머로 들어온다. 어느새 완연해진 봄의 기운이 물씬 풍겨온다. 형형색색의 꽃들은 자신의 뽐내듯 아름답게 피어 있고, 새들은 다시금 나무 아래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갓 내린 커피 한잔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같이 올라온 향은 방안에 서서히 퍼져가고 있었다. 에리는 커피를 따른 머그컵을 들고 한 모금을 머금었다. 카페의 마스터에게 부탁해서 원두를 얻어 오길 잘했다 생각하며, 다시금 커피를 음미하려고 했을 때, 알람이 울려 퍼졌다. “벌써 이런 시간인가.” 시계 알람을 끄고 머그컵을 내려놓았다. 분명 봄은 좋은 날씨다. 따스해지고 주변이 저절로 아름다워 지는 계절, 그러나...에리에게는 그렇게 달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환절기도 같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얀 가운을 두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