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말 날씨가 너무나도 좋기에 이대로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잠시라도 숨을 돌리기 위한 산책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마당에 나와 내리쬐는 햇 빛을 받으며, 마당을 둘러보고 있을 때, 한 구석에 놓여 있는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기껏 탈 수 있게 된 자전거인데 이대로 내버려두기에는 아까운 것 같았다. 햇빛에 반사 되어 붉은 색으로 빛나는 자전거는 어서 자신을 타달라고 조르는 아이 같이 보였다.“잠깐만 나갔다 올까.”자전거를 탈 준비를 하기 위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청바지를 입고 져지를 걸친 뒤 모자를 쓰고 다시 나와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러면 가볼까.”살짝 겁이 났지만, 마키는 세차게 페달을 밟았다. 마키의 우려와는 다르게 자전거는 길가를 미끄..
영원히 친구 그 이상으로는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너의 옆자리는 이미 채워져 있었으니, 포기하기로 생각하였다. 내가 아닌 그녀가 있을 때 너는 진정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으니깐, 잠시 쉬는 시간, 화장실에 다녀오며 노조미의 반을 들여다보았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노조미의 자리는 오늘도 노조미에게 점을 보러온 친구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쉬는 시간만 되면 노조미에게 운세를 묻고 노조미는 카드 점을 봐준다. 신사에서 무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봐주는 것은 타로카드 인 것이 항상 이상했지만 딱히 태클을 걸지는 않았다. 용하기도 하고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으니깐, 그때 노조미와 눈이 마주쳤다. 푸르른 녹색 눈동자를 보자 주변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창문 너머에 있는 노조미와 점점 가까워져 ..
“아, 정말이지 이렇게 보이는 곳에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앙칼진 니코의 목소리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 에리는 고개를 숙이고 니코에게 미안하다고만 말 할 뿐이었다. “이거 어떻게 할 거야.” 니코의 새하얀 목덜미에 붉게 올라온 이빨 자국을 가리키며 에리에게 화를 냈다. 이 상처는 에리의 버릇 중 하나였다. 절정에 이를 때가 되면, 항상 목덜미라던가 신체 부위를 물어 상처를 내고 만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회사 미팅이 있는 날이다. 침대에 눕기 전에도 몇 번이나 에리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에리는 자신만만하게 알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목덜미에 남은 상처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으으, 미안해...니코.” “한 달 동안 에리랑은 손도 안 잡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