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잘되지 않는 하루였다. 시계의 건전지가 다해 알람이 울리지 않아 지각을 할 뻔하고 당황 하는 바람에 교재를 잘못 가져오고, 음료수를 뽑아 마시려 했는데 동전이 하수구 아래로 빠지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은 학생회의 서류가 잘못되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이 오류를 뒤늦게 눈치 챈 것은 모두가 학생회 실을 빠져나가고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정리하다 잘 못된 것을 봤기 때문이다. “노조미에게 액땜이라도 부탁해야하나.” 에리는 한 숨을 쉬고 잘못 된 서류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었다. 전부 잘못 됐다면 차라리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일로 미루면 되겠지만, 오류가 난 서류와 그렇지 않은 서류가 뒤섞여 모두 걸러내야 할 판이었다. 어째서 오늘 나에게 이런 일이 우울감이 몰려오지만 계속 우울해 할 수는 ..
해가 저물어갈 무렵,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다녀왔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오자, 거실에는 먼저 집에 온 유키호와 아리사가 티비를 보고 있었다. 익숙치 않은 언어들이 스피커 너머로 흘러 나왔고, 호노카는 그에 이끌리듯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아, 언니왔어?”“안녕하세요.” “다녀왔어 유키호. 근데 지금 뭐 보고 있는거야?” “아리사가 가져온 러시아 영화 지난번에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아리사가 가져와줘서 보고 있는 중이야.” “헤에, 그렇구나.” 러시아 영화라 에리도 종종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일본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배경과 배우들이 나와 이국의 말로 이야기를 나눈다. 다행이 화면 아래에 자막이 나와 어떤 내용인지는 대충이나마 알 수가 있었다.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의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