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록의 식사
아무도 없는 식당의 중앙에는 조명 아래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예약석이라는 팻말이 치워지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종소리와 같이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들어온 이들은 매우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는다.각자의 자리에 앉는 4명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하얀 정장을 입은 자가 가장 먼저 입을 연다.“다들 오랜만이야, W, F,그리고 D.”“그렇군, 다들 여전한 얼굴이야.”붉은 정장을 입은 W라 불린 이가 맞장구를 친다. 그의 근처에는 진한 화약 냄새와 기름 냄새가 맴돌았지만, 자리에 앉은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그럼 음식을 주문해 볼까?”검은 정장을 입은 F는 메뉴판을 본 뒤 가장 먼저 음식을 주문한다.“여기 B세트에 파이 추가 하겠습니다.”“여전히 많이 먹는군.”“늘 배가 고프..
조각글
2018. 9. 19.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