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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노조] 한 걸음

Aeon16 2016. 7. 10. 00:06

시작은 아주 평범했다.


니콧치.”
왜 불러?”


평소와 다름없이 부르는 노조미의 목소리에 건성으로 대답해 줬다. 이번에도 별거 아니겠지, 아니면 단순히 장난치려는 거나,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며, 아이돌잡지를 보고 있을 때 노조미가 말했다. 평소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듯이.


내 니콧치를 좋아하나보다.”
그래. 니코도 니코가 좋아.”
그러니 사귀자.”

그래...?”

참말이지!! 그라믄 오늘부터 시작하는기다.”


이렇게 얼떨결에 사귀게 돼 버렸다. 당황해서 노조미에게 이런 식으로 사귀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지만, 이내 눈물을 글썽이며 니콧치는 내가 싫은기가? 그런기가? 내는 니콧치를 참말로 좋아하는데,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물론 노조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인지는 확신이 없었지만 사귀게 되었다. 다른 부원들에게는 비밀로 했다.

맨 처음 데이트는 공원이였다. 첫 데이트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결국 다크써클이 내려와 평소보다 살짝 진하게 화장을 하고 나갔다. 잔뜩 긴장을 하고 나간 공원에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노조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니콧치 왔나?”

, .”


평소와 다름없이 웃고 있는 노조미지만 어딘가 다르게 느껴졌다. 살짝 연 분홍 빛을 띈 볼에 눈이 간 걸까, 아니면 학교에서와는 다른 립을 바른 입술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노조미여서 일까, 가슴위에 손을 올려 보자, 자그마한 고동이 느껴졌다. 긴장해서 뛰는 것만이 아닌 심장의 고동을 느끼며, 노조미의 옆에 서서 같이 공원을 거닐었다. 자주 오는 공원이지만 어째서인지 특별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하루가 되었고, 이것이 우리의 연인으로써의 첫 걸음이었다.


그 다음 시작또한 평범했다.

두 번째 데이트라고 해야 할까, 이건 그저 우연히 노조미와 마주친 것이다. 할인 이벤트를 하는 동네 마트에서 만난 노조미와 잠시 시선을 교환하고는 인사를 했다.


어쩐 일이야?”

불고기 할인한다고 해서 여 왔다. 니콧치는?”

나도 할인 때문에 왔지.”
그렇구마, 그럼 내랑 같이 장보면 되겠데이.”
그럴까, 근데 노조미 너 벌써 바구니 한 가득인데...잠깐만. 이게 뭐야.”
, 와그라나?”

전부 상태가 어중간하잖아. 따라와 제대로 된 장보기를 니코님이 알려주겠어. 단단히 각오해.”

,니콧치 표정이 무섭데이.”


노조미의 장바구니 안에 든 재료들을 전부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좋은 품질의 재료들을 골라주고 어떻게 사면되는지를 꼼꼼히 알려줬지만, 노조미는 역시 어렵구마라고 말했다.

이 패턴은 절대로 얼버무리려는 생각이다.


내가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또 유통기한 얼마 안남은 것만 사고 그럴거잖아.”
으음, 그라믄 니콧치가 내랑 같이 살면 되겠구마.”


너무 당황해서 들고 있던 장바구니를 놓칠 뻔 했다. 동요하는 니코와는 달리 노조미는 태연하게 웃으며 니코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니코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졌다.


아아, 니콧치 얼굴 빨개졌데이, 후후 기뻐서 그런기가?”

,창피해서 그런 다. 이 바보야.”


장바구니에 물건을 집어넣으며 빠르게 걷자, 노조미가 같이 가자며 바짝 따라 붙었다. 목록에 체크된 물품을 모두 산 것을 확인하고 마트를 나왔다. 양손에 들린 바구니는 살짝 무거웠다. 할인 한다고 너무 먼 곳까지 온 건가,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을 때, 노조미가 손을 내밀며 바구니 한 쪽 손잡이를 잡아줬다.

같이 가제이.”
“...고마워.”

바구니를 잡고 집을 향해 걸어갔다. 가는 도중 심심하다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무엇을 했나, 점심은 뭘 먹었냐.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어째서인지 노조미와 같이 이야기를 하니 재미가 있었다. 막힘없이 말이 나오고 사소한 일까지 같이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렇게 수다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집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거의 다 왔네.”
그렇구마.”

이제 장바구니 놓아도 될 것 같은데.”

아쉽구마.”


노조미가 장바구니 한 쪽을 놓아주자, 가슴이 조금 허전해졌다. 이대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웠다. 니코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찾았다.

니코의 시선이 머문 곳 에는 플랜카드 하나가 걸려 있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500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곳. 니코는 조금 멀어져간 노조미를 보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봐. 이것 좀 지켜줘.”

, 알겠데이.”
장바구니를 내려놓은 니코는 부리나케 달려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두 개를 들고 와 하나를 노조미에게 건네줬다.

자 받아.”

후후, 고맙데이.”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기는 그래서, 집 앞에 있는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저녁 먹기 전에 군것질이라니 살짝 일탈을 한 것 같은 느낌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노조미를 보니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이스크림을 거의 다 먹어 갈 때 쯤 노조미의 뺨에는 아이스크림이 묻어 있었다.


뭐야, 칠칠맞게.”

오면서 받은 티슈를 주머니에서 꺼내 노조미의 뺨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줬다. 그러자 노조미는 불만이 있는 지, 니코를 바라봤다.

니콧치는 참말로 꽝이구마.”

, 뒀다가 나중에 먹으려고 했어?”
그게 아니라, 그럴 때는 휴지로 닦아주는 게 아니래이.”

그러면, 뭘로 닦아 줘야 되는데.”
그야 물론 니콧치의 붉디붉은 혀로...,아프데이 니콧치.”

헛소리를 하는 건 어떤 못된 입이냐. 이 입이냐.”


노조미의 볼을 쭉 잡아당겼다. 찹쌀떡 같이 말랑말랑한 감촉이 중독 되어버릴 것 같았지만, 지금은 노조미의 헛소리를 막는 것이 우선이기에, 노조미의 볼살을 느끼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붉은 자국이 남은 노조미의 볼. 노조미는 아직도 얼얼한지 양 볼을 만지며 니콧치 나쁘데이. 투덜거리는 노조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참말로 도와준 것도 아이스크림으로 넘어 갈라하고, 내는 어린아가 아니다.”

맛있게 먹었으면 서 뭘. 그리고 이게 진짜 보답.”

?”


니코는 노조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이마에 뽀뽀를 해줬다.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차가워진 니코의 입술이 노조미의 이마에 닿았다. 부드러운 노조미의 살결이 느껴진다. 대담한 행동에 자신도 놀랐는지 니코는 서둘러 노조미의 이마에서 입술을 때었다.

자 됐지.”
“...”

노조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역시 니코님의 적극성에 놀란 거겠지, 내심 뿌듯해하고 있을 때, 노조미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니콧치, 아이스크림 때문에 이마가 끈적하구마.”

“...미안해.”
하지만, 참말로 고맙데이 헤헤헤.”

해맑게 웃는 노조미를 보니 한 번 더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푸르른 하늘이 노을이 내려 앉아. 주황색으로 덧칠해져가는 그런 평범한 하루 노조미와 니코는 두 번째 걸음을 내딛었다.

 

노조미가 감기에 걸린 모양이야.”

감기?”


학교에 오지 않는 노조미가 어떻게 된 건지 에리에게 물어보러가니 감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젯밤에 몸이 별로라는 문자를 받긴 했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서, 어떤지 물어봤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하기에 믿어줬는데 감기라니, 이건 상당히 마음에 걸리는 일이다. 게다가, 노조미의 연인인 자신은 알지 못하는 걸 에리가 알고 있다니, 니코는 왠지 모르게 머리에 열이 올랐다.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선생님께서 알려주셔서. 오늘 수업한 내용 프린트를 건네주려고 하는데.”

그거 내가 노조미에게 가져다줄게.”

고마워 니코.”

, 이런 걸로.”

저기 니코, 이건 괜한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노조미가 너한테 말하지 않은 건 널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거야. 노조미 그런 쪽으로는 서투른 면이 없잖아 있는 걸 알고 있잖아. 그러니 너무 화내지는 말아줘.”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그렇게 무서운 표정 하지 말아줘. 노조미가 말한 게 아니니깐, 그냥 최근 노조미의 표정이 밝아질 때가 있는데, 그때가 니코 네 얘기를 할 때였어. 그리고 니코 너도 노조미가 장난을 치면 옛날 같이 짜증만 내는 게 아니라 좀 더 부드러워졌다고 할까.”

완벽하게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으로 도시락 반찬이랑 배치가 같은 건 너무 티가 나니 주의 할 것.”

역시 그거였나, 그러니깐 절대로 들킨다고 말했는데 하아.”
하지만 결국 해줬지. 니코는 정말 상냥하다니깐.”

시끄러워.”


에리는 가방에서 종이뭉치를 꺼내 니코에게 건네줬다. 니코는 종이뭉치를 가방 안에 넣고 교실을 나가려는 도중 돌아와 에리에게 다가갔다. 할 말이 더 있는 걸까, 의문으로 가득한 에리의 앞에서 니코는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 에리 너도 조심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 뭐가?”

주황색, 후배, 학생회실...”

거기까지. 상냥하다는 말은 취소야 니코.”

후후후.”
후후후.”


니코와 에리는 서로를 보며 식은땀을 흘린 뒤 악수를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무언의 악수를 했다. 수많은 의미를 담은 악수를 마치고 니코와 에리는 교실 앞문과 뒷문으로 나갔다. 누군가 봤다면 비장미가 넘치는 한 장면이라 극찬 했을 테지만, 아쉽게도 그곳에는 니코와 에리뿐이었다.


, 그러면 가볼까.”


학교를 나와 노조미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몇 번이나 따로 온 적이 있기에, 아주 능숙하게 노조미의 집을 찾아 갈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초인종을 누른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초조한 마음에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누르지만 또 반응이 없었다. 다급해진 니코가 다시 한 본 초인종을 누르려 할 때, 체인이 걸려 있는 문이 열렸다.

우우, 누구세요?”


나다. 이 바보야.”
에엣, 니콧치 콜록.”


문 틈 사이로 노조미가 보인다. 잠옷 차림에 냉 파스를 이마에 붙이고 있었지만 열이 내려가지 않는지, 얼굴이 붉어져 있었고, 계속해서 재채기를 한다.

정말이지 저렇게 될 때까지 왜 한 마디도 안 한 건지 모르겠다. 화가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화는 노조미에게 나는 게 아닌 걱정이 됐을 때, 괜찮을거야. 그렇게 안일한 생각을 한 자신에게 나는 화였다.


문 열어줘.”

“...”

어서, 열어줘.”

우우, 니콧치 화 안낼기가.”

안 낼거야.”

얼굴이 무섭데이.”
노조미 한테 난 화가 아니야. 그러니 열어줘.”
알겠데이.”
노조미가 문을 닫고, 체인을 푸는 쇳소리가 들린다. 잠시 뒤 문이 열리고 노조미가 어서 들어오라고 말한다.

니콧치가 왔는데 방이 엉망이라 부끄럽구마.”

됐고, 어서 침대에 눕기나 해.”

알겠데이.”


가방을 내려놓고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하고 식탁위에 올려 진 쓰레기들을 치운다. 노조미가 나중에 내가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니코는 듣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쉬기나 하라고 한다. 식탁 위에 있는 인스턴트 음식들 주로 죽과 라면. 그 옆에 보이는 종합 감기약.


밥은 먹고 약 먹은 거야?”

물론이데이. 오늘 아침도 먹었구마.”
인스턴트로?”
“...”

하아, 너 말이야.”

화 안내기로 하지 않았나. 니콧치.”


이불을 뒤집어쓰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노조미를 보니 화낼 마음도 기운도 사라져 버렸다.


그래. 화 안내, 안내기로 했으니깐 말이야.”


니코는 냉장고를 열어 안을 확인했다. 멸치, 다시마, 양파 몇 개와 각종 소스. 정말 든 게 없는 냉장고였다. 절로 한 숨이 나왔다. 냉장고 문을 닫고 노조미 옆으로가 말했다.


정말 냉장고에 뭐 이리 든 게 없냐.”

얼마 전 장보러 가는 걸 깜빡해서...”

그러면 조금만 기다려 대충 뭐 사서 올테니깐.”

니코가 몸을 돌려 나가려는 순간, 노조미가 니코의 옷자락을 잡았다.

가지 마, 니코 여기에 나랑 같이 있어줘.”


흔들리는 노조미의 눈동자. 니코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 노조미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알겠어, 어디에도 안 가 난 계속 노조미 옆에 있을게.”


그제서야 노조미는 니코의 옷자락을 놓았다. 정말로 어리광쟁이네. 어리광을 부리는 노조미라니 정말 신선하게 느껴지고 귀엽게 느껴졌다. 얼마나 열이 나나 이마를 가져다 대려 하자 노조미는 갑자기 몸을 뒤로 움직여 니코를 피했다. 이해 할 수 없는 노조미의 행동에 니코가 말했다.


왜 그래, 열이 얼마나 나나 확인 하려는 것 뿐인데.”

우우, 그게 니콧치가 가까이 오니깐.”

이마를 대려면 가까이 가야지.”

그치만,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못 씻고 땀도 많이 흘렸데이, 냄새 날게 분명하고...창피하데이.”

, 정말 성가시게 하네, 나는 노조미의 냄새 같은 거 신경 안 써, 너한테는 항상 좋은 향기가 나니깐, 지금도 그 향기는 변함없어, 그러니깐 이리와.”


노조미를 억지로 잡아당기자 노조미는 힘없이 니코의 손에 이끌려 왔다. 이마를 맞대자, 노조미의 입에서 옅은 신음소리가 난다.


니콧치의 이마 시원해서 기분 좋데이.”

네가 열이 높은 거야.”


이마를 때자 노조미는 아쉬운 듯 한 표정을 하고 침대에 누웠다.


조금만 기다려 간단한 죽이라도 만들어 줄 테니깐.”


주방으로 간 니코는 냉장고 안에 있는 다시마와 멸치를 꺼내 육수를 만들기 시작했다. 능숙하게 이어지는 니코의 요리 시간이 흐를수록 맛있는 냄새가 주방에서부터 풍겨오기 시작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입맛이 없어서 음식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주방에서 나는 향기를 맡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자 어서 먹어.”


쟁반 위에 올려 진 냄비에서는 맛있는 향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니코가 뚜껑을 열자, 안에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흰 죽이 있었다.


그냥 육수로만 만든 죽이야. 앞으로는 제때제때 장봐 이런 것 밖에 못해주잖아.”

이런 거라니 내는 이걸로도 충분하데이.”

쟁반 옆에 놓여 진 숟가락을 들어 죽을 한 가득 담아 올렸다. 호호, 소리를 내며 죽을 식히고 숟가락을 한 입에 집어넣었다.

어때 먹을 만해?”

내심 긴장한 니코는 노조미에게 물어 보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기에 중간에 무슨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을 때, 갑자기 물방울이 죽 위에 떨어졌다.

노조미?”

흐윽, 참말로, 맛있구마...흑 니콧치 고맙데이.”
,갑자기 울지마. 고마우 면 어서 죽이나 다 먹고 약 먹어 그리고 얼른 나아.”

알겠데이. 훌쩍.”
자 코 풀고.”

휴지를 가져와 노조미의 눈물을 닦아주고 코를 풀게 해줬다. 어느새 죽 한 그릇을 다 비운 노조미는 만족한다는 듯 배를 만지며 한 숨을 내쉬었다.


아아, 잘먹었데이.”
, .”


쟁반을 치운 니코는 바로 물이든 컵과 약을 가져왔다. 노조미는 약을 먹으며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아프지 마.”

알겠데이. 맞다. 니콧치 내 먹고 싶은게 있다.”
밥 먹고 나서 뭘?”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데이.”

감기 걸린 사람이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냉동실에 하나 있을기다.”

너 말이야.”


니코는 투덜거리면서도 주방으로가 냉장고 앞에 서서 냉동실을 열었다. 노조미의 말대로 냉동실에는 각종 냉동음식이 있었고 그 한 가운데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하나 있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인가.

플라스틱 포장을 벗겨내고 노조미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줬다.


와아. 사랑한데이 니콧치.”


노조미는 아이스크림을 정말로 먹고 싶었는지 죽보다 맛있게 먹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패배감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이 절반 쯤 사라졌을 때, 노조미를 봤다. 지난번과 같이 입 주변에는 아이스크림이 묻어있었다. 다시금 휴지로 닦아 주려 할 때 무언가 생각이 났다. 휴지를 가져 오려던 손을 멈추고 노조미를 불렀다.


노조미.”

와 부르나 니콧치 한입 줄까?”

그건 아니고.”


니코는 노조미의 얼굴 바로 앞으로 다가가 혀를 내밀어 노조미 주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내줬다.

부끄럽지만,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맛이 입안에 퍼졌다.


아이스크림이 묻어서.”
..... 뭐하는 짓이고 남사스럽게!!!”


노조미가 소리를 베개를 휘둘러 얼굴에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기에 니코도 놀라버렸다.


아팟. 너야 말로 뭐 하는 거야.”

뭐하긴 니코가 갑자기...으으으.”

네가 지난번에 이렇게 하는 거 라며.”

니콧치는 내가 해달라면 다 해줄끼가.”
명백한 도발이다.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그래.”


당당하게 외치자, 노조미는 갑자기 절반이나 남아있는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 입 베어물고 말했다,


입안에 아이스크림이 묻었 구마, 닦아 달래이 니콧치.”
너 말이야.”


입을 벌리고 있는 노조미. 니코는 잠시 망설이는 사이 노조미 입안에 있는 아이스크림이 녹아 입술 옆으로 흘러 내려 목덜미를 타고 흘러 내렸다.

에라 모르겠다.

니코는 노조미의 입술위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부드러운 노조미의 입술, 입안에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퍼져갔다. 아이스크림이 둘의 혀 위에 녹아내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노조미와 니코는 입술을 때었다. 아주 잠시 어색한 공기가 방안에 내려앉았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먼저 깬 것은 니코였다.


저기 노조미.”

“...와 그러나?”

아이스크림 녹고 있는데 어서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구마.”


노조미는 녹기 시작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니코를 바라본 뒤 살며시 눈을 감았다. 니코는 조심스럽게 노조미에게 다가가 다시 한 번 키스를 해준다.

니코와 노조미는 입안에 퍼지는 이 달콤함은 분명 아이스크림 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하며 앞으로 한 발자국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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