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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마키]휴일

Aeon16 2016. 4. 4. 00:00

평범한 주말 날씨가 너무나도 좋기에 이대로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잠시라도 숨을 돌리기 위한 산책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마당에 나와 내리쬐는 햇 빛을 받으며, 마당을 둘러보고 있을 때, 한 구석에 놓여 있는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기껏 탈 수 있게 된 자전거인데 이대로 내버려두기에는 아까운 것 같았다. 햇빛에 반사 되어 붉은 색으로 빛나는 자전거는 어서 자신을 타달라고 조르는 아이 같이 보였다.

잠깐만 나갔다 올까.”

자전거를 탈 준비를 하기 위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청바지를 입고 져지를 걸친 뒤 모자를 쓰고 다시 나와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러면 가볼까.”

살짝 겁이 났지만, 마키는 세차게 페달을 밟았다. 마키의 우려와는 다르게 자전거는 길가를 미끄러지듯이 달려 나갔다. 시원스럽게 바람을 가로질러 가며 마키는 소리를 지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어디로 가볼까, 속도가 나자 마키는 어디든지 갈 수만 있을 것 같았다.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이내 생각이 났다. 걸어서라면 살짝 멀지만 자전거라면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은 공원이 있었다. 마키는 핸들의 방향을 바꿔 공원을 향했다. 자전거란 거 정말 기분 좋구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금방 날아가 버렸다.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자, 어느새 공원 입구가 보였다.휴우, 도착했네.”가벼운 한 숨 을 쉬고는 자전거에서 내려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공원 안은 주말답게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마키처럼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어디 적당히 쉴만한 곳이 없을까, 공원을 둘러보던 마키의 눈에 적당한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벤치 아래 햇살을 피하기는 딱이었다. 자전거를 끌고 벤치 아래에 앉아. 잠시 쉬기로 하였다. 조용한 방안과는 다르게 사람들의 웃음소리, 분수의 물소리,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이 지나가며 풀숲을 흔드는 소리, 온갖 소리가 뒤섞여 시끌벅적했지만, 어째서인지 마키의 마음은 차분해지며, 몸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주변의 소리를 받아들였다. 이런 것도 작곡에 좋겠네, 눈을 감았지만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운율이 흘러넘치고 있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키?”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떠보았다.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더 아름답게 빛나는 금빛 이런 머리카락을 지는 사람은 마키가 아는 사라 중에는 단 한 사람 밖에 없었다.

에리, 여기서 뭐 해?”

나야 운동 중이지.”

마키는 에리의 복장을 훑어보았다. 학교에서 연습을 했을 때와 같은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몇 몇 땀방울은 에리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오다. 목덜미에 걸친 스포츠 타월로 모두 흡수 되었다.

주말에도 운동을 하는 거야?”

가끔, 땀을 한 번 흘리고 나면 개운해지거든, 그런 마키도 운동 나온 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바람 좀 쐬러.”마키가 옆에 놓은 자전거를 매만지자, 에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키도 조금 지쳐 보이는데, 좋은 가게를 알고 있는데 같이 갈래?”

좋은 가게?”

, 카페야. 목마르지 않아?”

에리의 말을 듣자, 살짝 목이 말라 오는 게 느껴졌다. 에리가 좋은 가게라고 했으니 나쁜 곳은 아닐 것이다. 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전거에 다시 올라탔다. 그러면 가볼까? 에리의 말을 신호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그러자 철컹, 하는 쇳소리와 함께 마키의 발이 허공에 크게 헛돌았다. 마키는 자전거 채로 넘어질 뻔했지만, 에리가 달려와 마키를 잡아 주었다. 에리의 품 안에 안긴 마키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고, 바로 앞에 있는 에리의 얼굴이 보였다.

괜찮아 마키?”

,, 괜찮아.

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에리와의 거리에 더욱더 놀랐다. 황급히 에리의 품안에서 벗어나 바닥에 덩그러니 쓰러져 있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웠다. 어째서 넘어진 건가, 확인을 해보니 체인이 끊어져 힘없이 쳐져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일단은 자전거 수리점에 맡겨야겠네.”

자전거 수리점?”

아마도, 공원 밖에 있었을 거야 가보자.”

에리의 말에 마키는 고장 난 자전거를 끌고 공원 밖으로 나갔다. 바퀴가 돌아갈 때마다 들려오는 쇳소리가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밖으로 나가 주변을 돌아다니자 문 앞에 자전거들이 늘어서 있는 자전거 가게가 보였다. 유아용 자전거에서부터 성인용 자전거까지 다양하게 늘어서 있는 자전거들을 지나쳐 가게 안에 들어갔다.

저기...”

, 어서 오세요.”

자전거 수리를 맡기러 왔는데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호쾌해 보이는 아저씨가 에리와 마키를 맞이해 주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자전거를 보여주자, 아저씨는 다른 자전거 수리도 있어서 시간이 약간 걸린다고 말했고,

마키는 알겠다고 하며, 수리비를 지불하고 에리와 같이 가게 밖으로 나왔다.

으음...그러면 카페로 갈까?”

그래, 자전거 수리도 오래 걸린다고 했으니...가자. 여기서 별로 안 멀지?”

, 오히려 가까워졌는 걸 이쪽이야.”

마키는 앞서가는 에리의 뒤를 따라갔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한적해 보이는 카페가 마키의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몇 번 지나던 길이지만 이곳에 카페가 있는 줄은 몰랐다. 목조로 이루어진 문을 에리가 밀자, 작은 종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어서 들어와 마키.”

마키도 뒤늦게 가게 안에 있는 직원에게 인사를 하였다. 에리는 능숙하게 주문을 하고 있을 때, 마키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수수해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정감이 가는 가게였다. 작가가 누군지 모를 그림들이 벽에 걸려 있었고, 탁자와 테이블은 가게와도 같이 오랜 세월을 보낸 것 같았다.

마키는 뭐 마실래?”

?”

내가 추천하는 건 과실 음료수야.”

그러면... 토마토 주스 한 잔이요.”

주문을 받은 직원은 주방 안으로 들어가 음료수를 만들었고, 마키는 다하지 못한 가게를 둘러보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게 한구석에 놓여 있는 유리 진열장이었다. 진열장 안에는 머리핀 이라던가 반지와도 같은 장신구들이 놓여있었다.

예쁘지?”

마키의 마음속을 읽기라도 한 걸까, 장신구를 보고 있는 마키에게 에리가 말했다.

, 예쁘네.”

그거, 마스터가 직접 만든 거야.”

마스터라면... 아까 그 사람?”

, 카페를 하면서 소소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손재주가 정말 좋아서 카페 수입보다도 장신구를 팔아서 버는 수입이 더 많데.”

에리는 마스터에게 들리지 않게, 마키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고, 마침 주문한 음료들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에리의 앞에는 얼음을 동동 띄운 오렌지 주스가 마키의 앞에도 얼음이 있는 토마토 주스가 놓였다. 자 마시자, 에리가 먼저 주스를 마시고 마키도 뒤이어 토마토 음료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맛있어.”

그렇지?”

음료를 한 모금 머금은 순간 마키의 눈동자는 커졌고, 계속해서 음료수를 마셨다. 마치 솜사탕과도 같이 입안에서 사라져 가는 토마토 주스는 토마토 특유의 맛에 달콤한 맛이 더해져 계속해서 목을 타고 흘러 내려갔다. 어느새 반 잔 가까이 비운 마키를 본 에리는 미소를 지었고 에리의 시선을 느낀 마키는 얼굴을 조금 붉혔다. 마키는 에리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다른 주제를 던졌다.

이 카페는 어떻게 발견 한 거야?”

운동하고 지나가다가 목이 말라서 들어 와봤는데, 이후로 단골이 되어버렸어.”

그럴 만하네.”

그렇지?”

마키와 에리는 주스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멤버에 대한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다양하게 하고 나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대화에 흠뻑 빠져 버렸다.

, 벌써 이런 시간이네?”

에리가 가게 안의 시계를 보고 말했다. 마키도 빠르게 지나간 시간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전거 수리도 끝마 쳤을 시간이기도 하니,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카페에서 나와 자전거 가게를 향했다.

딱 맞춰서 오셨네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주인아저씨는 마키의 자전거를 건네주었고, 그 외에도 이런 저런 낡은 부품을 서비스로 고쳤다고 말했고, 마키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번쩍번쩍해진 자전거를 끌고 나온 마키는 자전거에 올라탔다.

그러면 슬슬 헤어져야지.”

그래, 내일 학교에서 보자.”

그래, 후후 참 마키 이건 선물.”

에리는 마키의 손을 잡더니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 마키는 에리가 건네준 것을 확인하기 위해 손을 펼쳤고, 손안에는 가게에서 보았던 머리핀이 있었다.

,이건?”

오늘 같이 어울려준 답례야. 그리고 마키 계속 보고 있었는걸?”

,딱히 가지고 싶어서 본 게 아니라...”

흐음, 그러면 내가 마키에게 주는 마음이라면 어떨까?”

붸에에엣?”

농담이야, 농담. 그렇게 얼굴 붉힐 필요는 없어. ...”

, 끊어서 말하지 마!! 난 이만 갈게.”

그래 잘 가.”

마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고 순식간에 에리에게서 멀어졌다.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어느새 집에 도착한 마키는 자전거를 원래 자리에 가져다 두었다. 땀을 흘린 닦기 위해, 샤워실로 들어간 마키는 찬물로 몸을 식힌 뒤 밖으로 나왔다. 한 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밖으로 나온 마키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을 때, 샤워 전 주머니에서 꺼내어 선반 위에 올려준 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

에리가 준...마음....”

에리가 해준 말을 다시금 중얼거린 마키는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욕실 밖에서 크게 외치고 말았다.

정말이지 의미를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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