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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아침 일기예보에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기에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저 기우라 생각하며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흐려진 하늘에서는 세차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큰일이군요.” 전혀 수그라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 장대비를 보며 우미는 궁도부실 앞에 서있었다. 이렇게 비가 온다면 뛰어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핸드폰을 보며 누구에게 연락을 할 까 고민하던 도중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우미?”“에리? 어째서 이 시간까지?”“우미야 말로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야?” 궁도부실 앞에 서있는 에리에게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오늘은 특별히 우미가 궁도부원들에게 궁도 시범겸 교육시간이 있어서 궁도부원들의 지도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늦었고 홀로 남아 오랜만에 활을..
건물의 불이 하나 둘씩 꺼져가는 밤. 시간이 깊어 떠들썩했던 거리는 적막만이 내려 앉아. 풀벌레 우는 소리와 가로등 불 빛 만이거리를 밝히고 있는 깊은 밤. 이런 야심한 시간에도 유난히 밝은 빛을 내는 방이 있었다. 거실의 형광등은 밝게 켜져 있었고, 거실에는 한층 밝은 노트북 빛이 더해졌다. 능수능란하게 키보드 위를 무대 삼아 춤추는 손가락들은 쉴 틈 없이 춤을 추고 경쾌한 타자소리들이 무대의 배경음악이 되어줬다. 무대가 끝을 고하듯 타자 위에서 움직임을 멈추고 옆에 있는 마우스로 옮겨가 몇 번이나 노트북 화면 위를 움직였다. 잠시 뒤 노트북을 닫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후련한 표정을 하고 기지개를 킨 코토리가 말했다. “으음, 끝났다. 우미쨩은?”“저도 이제 막 끝났습니다.” 우미도 노트북을 닫고 ..